25/03/09
‘루루흐’로 시작하는 이번 주 정리.
내가 아는 가장 청결한 카페이자 유유한 공간.
드러내지 않아도 사장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보인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잔잔한 음악과 나무 그림자만 봐도 안정이 되는 곳.
겨우내 오지 않았던 폭설이 왔고 ‘미키17’이 보고 싶어서 강릉으로 출발.
속초에도 영화관은 있지만 관이 작고 선명하지 못한 느낌이다.
아이맥스는 아니더라도 큰 관에서 보고 싶어서 강릉cgv에서 가장 큰 관으로 예매.
가는 길에 양양 ‘봉희당’에 들렀다.
읍내에 있는 베이커리인데 이 곳의 바게뜨가 맛있다.
단팥빵, 소보로빵 같은 옛날 빵을 좋아하지만 여기 바게뜨는 맛있다.
늦게가면 항상 품절 되는게 아쉽지만 남아있다면 바게뜨 샌드위치가 1순위, 없다면 그냥 바게뜨.
영화는 재밌었다.
평이 많이 갈리는 편 같긴 한데 나는 좋았다.
기생충 만큼의 ‘여기서 이렇게 간다고?’하는 구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느낌은 있었다.
강릉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보고 저녁은 주문진에 ‘이맛에 온다’ 고기집.
강릉에 있는 가고 싶었던 가게들이 다 휴무라 주문진 까지.
로컬들이 많이 가는 곳인데 강원도 돼지고기집 중에는 나는 제일 괜찮은 정도.
고기도 좋지만 같이 나오는 찌개와 파무침이 좋다.
다음날 커피마시러 간 ‘태시트’
옆 동네 바닷가 앞에 있는 카페인데 루루흐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조용조용한.
예전에 재택근무 할때 평일에는 일하러 자주 왔는데 바닷가 앞이라 주말은 너무 많은 편.
가끔 서비스를 주셔서 조금 민망하고 감사한.
어쩌다 보니 뭔가 가게 리뷰처럼 흘러가고 있지만 이번 주는 이상하게 이런 사진들이 많네.
그 중에서도 제일 자주 가는 글라스하우스.
이젠 그냥 마을회관 같은 분위기다.
조용한 겨울의 글라스하우스가 좋다.
다음날 새벽 서울 촬영이 잡혀서 5시에 집에서 출발.
무섭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8시까지 서울 도착해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항상 날씨가 안 좋으면 장거리 출장이 생기는.
속초를 벗어나서는 다행히 눈이 그쳐서 제 시간에 서울 도착.
퇴근시간에 올림픽 대로 타는게 싫어서 부리나케 정리하고 4시에 다시 고성으로.
이미 차가 많아지고 있었다.
가끔 오는 서울은 좋다가 이런 상황이 되면 진짜 너무 싫어진다.
서울 간 김에 얼마 전 당한 문콕 수리를 위해 차를 맡기고 대차를 받았다.
기아ev9을 받았는데 덩치만 크고 실속은 없다, 마치 나처럼.
차가 밀리기 시작하고 빨리 출발하느라 마실것도 없이 왔는데 아래 수납공간에 이 쇼핑백이 있었다.
렌트카 업체에서 핫팩이랑 물티슈 생수 등 몇가지를 넣어주었다.
밀리는 도로를 보면서 욕하다가 역시 서울은 서울이네 라는 생각을.
새벽에 내린 눈으로 울산바위는 눈 세상.
이번주는 산에 안가려고 했는데 보자마자 눈 녹기 전에 한번은 더 가야겠다고.
다음날 점심으로는 맥도날드.
고성으로 이사 온 이유 중에는 서울과의 거리도 있지만, 속초에 웬만한 프랜차이즈가 다 있어서다.
최근에 서브웨이가 생기면서 줄 서서 서브웨이를 먹는 기현상도 생겼다.
남들은 속초와서 왜 서브웨이를 먹냐고 하겠지만 로컬들은 맥도날드, 서브웨이가 특식이다.
주말이 되자마자 주섬주섬 챙겨서 산에 갔다.
동네 뒷산인 신선대로.
고성와서 제일 많이 간 등산 코스.
짧지만 확실한 뷰가 있어서 가장 가성비가 좋다.
문제의 ev9.
이왕 전기차를 살거면 테슬라를 사는게 답인 것 같다.
몇 번을 와도 좋긴 좋네.
올때는 힘들고 다신 오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려올때는 다음에 어디가지 라는 생각을 또 하게된다.
눈이 녹기 전에 토왕성 폭포를 다녀와야지 라는.